지금은 잊고 살지만,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고난과 생존의 역사였다.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수탈은 우리 민족의 자존감과 주권을 짓밟았고, 해방의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6.25전쟁이라는 참혹한 비극이 찾아왔다. 이 전쟁은 단순한 내전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상반된 체제가 충돌한 사건이었다. 수백만 명의 생명이 희생되었고, 한반도는 분단된 채 지금까지도 전쟁은 끝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 우리 민족이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대참사였다.
그 후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건국 정신을 바탕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와 자립경제 정책을 통해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섰다.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 속에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내는 기적을 만들었고,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체제가 지닌 힘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는 또 다른 형태의 체제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는 총과 탱크가 아니라, 경제적 침투, 정보전, 그리고 문화와 가치관의 전복이라는 비가시적인 방식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패권 전략,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 위협,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선거 논란과 진영 갈등의 격화, 그리고 이에 대해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일부 정치세력의 존재는 그 징후들이다. 이 체제전쟁은 총소리 없는 전쟁이지만, 그 파괴력은 결코 작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오늘날 많은 국민, 특히 6.25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이러한 위협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로 얻은 자유의 가치를 잊거나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순간, 사회는 방심하게 된다. 체제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질수록 자유민주주의는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침식당할 수 있다. 체제전쟁은 눈에 보이지 않게, 천천히 그러나 끈질기게 진행되며 어느 순간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
이제는 진지하게 묻고 점검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체제 위기를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 글은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함께 모색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과거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할 때다.